벼랑 끝에 선 장동혁의 승부수,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의 대격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건강 악화로 입원한 지 엿새 만인 2026년 6월 24일 당무에 복귀해 당 안팎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장 대표는 대표 거취는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당 쇄신과 기강 확립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지도부 내 갈등이 아닙니다.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을 지켰지만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4곳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지, 선거 패배의 책임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질지가 쟁점입니다.
장동혁 당무 복귀, 사퇴 요구에 선을 긋다
장동혁 대표는 6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의 거취는 당원들이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지방선거 이후 제기된 지도부 사퇴론을 받아들이지 않고 임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장 대표는 당을 쇄신하고 기강을 확립하는 일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내 거취 논쟁에 대해서는 정부·여당을 상대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무가치한 갈등으로 힘을 소진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반박했습니다.
그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한 특검과 재선거 요구, 선거관리위원회 및 선거제도 개혁에도 당력을 모으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특검과 재선거는 국민의힘이 제기한 정치적 요구이며, 실제 도입이나 시행 여부는 국회 논의와 선거소청·소송 등 법적 절차에 따라 결정됩니다.
사퇴론의 핵심은 6·3 지방선거 책임
장동혁 대표를 향한 사퇴 요구의 가장 직접적인 배경은 6·3 지방선거 결과입니다.
국민의힘은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서울과 대구·경북·경남 등 4곳에서 승리했습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후보가 승리했지만 경기와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주요 지역과 부산·울산, 충청권, 강원 등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 밀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12개 광역단체장을 확보한 만큼 전국적인 결과만 놓고 보면 국민의힘의 패배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당내 사퇴 요구 측이 지도부의 선거 전략과 공천, 지역 조직 관리에 대한 책임을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반면 장 대표 측에서는 전국적으로 불리한 정치 환경에서도 서울을 지켰고, 일부 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도부 한 사람에게 집중하기보다 지역별 후보 경쟁력과 선거 관리 논란 등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결국 이번 거취 논쟁은 지방선거를 전국적 패배로 볼 것인지, 서울 수성과 일부 지역의 성과를 포함한 복합적인 결과로 평가할 것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당원 주권과 지도부 책임은 별개의 문제인가
장동혁 대표는 자신의 거취를 당원들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당대표는 전당대회에서 당원의 선택을 받아 선출된 만큼 일부 정치인이나 당내 세력이 사퇴 여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입니다.
당원의 투표로 선출된 지도부의 임기를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분명한 근거가 있습니다.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공개적인 압박으로 대표를 교체한다면 정당 운영의 안정성이 약해지고 지도부의 책임 있는 정책 추진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당원에게 선출됐다는 사실이 선거 결과와 지도력에 대한 정치적 책임까지 면제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당대표는 당원뿐 아니라 일반 유권자를 상대로 치르는 공직선거의 전략과 공천, 메시지 관리에 책임을 지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장 대표의 거취 문제는 당원 주권과 선거 책임 가운데 하나만 선택할 사안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지도부가 지방선거 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구체적인 쇄신안을 제시한 뒤 당원과 국민의 판단을 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사퇴론과 임기 완주론이 충돌하는 이유
장동혁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측은 지도체제를 바꾸지 않으면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당의 쇄신이 어렵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지도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해야 보수 야당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임기 완주를 지지하는 측은 지도부 교체가 또 다른 당내 갈등을 만들고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력을 약화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선거 결과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대표부터 교체하면 계파 간 책임 공방만 커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논쟁은 지방선거 책임과 지도체제 유지 여부를 둘러싼 충돌입니다. 이를 구체적인 근거 없이 친윤계와 비윤계의 전면전이나 차기 대권 경쟁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실제 권력 구도가 바뀌고 있는지를 판단하려면 당 소속 의원들의 공식 입장, 지도부 개편 여부, 전당대회 개최 결정, 후임 후보들의 출마 선언 등 확인 가능한 움직임이 뒤따라야 합니다.
야당 대표에게 필요한 것은 대정부 견제와 정책 대안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해야 하는 제1야당입니다. 장동혁 대표가 임기를 이어간다면 당내 갈등을 수습하는 것과 함께 야당의 정책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됩니다.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책임 규명과 제도 개선 요구는 필요한 야당 활동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관리상 문제가 확인됐다는 사실과 조직적인 선거 부정이 입증됐다는 주장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재선거 역시 정당의 요구만으로 실시되는 것이 아닙니다. 선거 관리의 위법이나 중대한 하자가 있었고 그것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선거소청과 소송 절차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선거 관리 논란에만 집중할 경우 경제와 주거, 일자리, 복지, 산업 정책 등 유권자의 생활과 직접 연결된 분야에서 대안을 제시할 기회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것과 독자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일은 함께 추진돼야 합니다.
장동혁 체제의 향방을 가를 세 가지 기준
장동혁 대표의 임기 완주 여부를 판단할 첫 번째 기준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입니다. 서울 수성이라는 성과와 전국 4개 광역단체장 확보에 그친 결과를 모두 공개하고 지역별 패배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쇄신안의 내용입니다. 당 쇄신과 기강 확립을 강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천 제도, 지역 조직, 정책 개발, 인재 영입과 의사결정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제시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당내 이견을 처리하는 방식입니다. 사퇴 요구를 모두 무가치한 갈등으로 규정하거나 반대로 대표 교체만을 혁신의 출발점으로 단정하면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공개적인 평가와 토론을 거쳐 책임 범위를 정하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장동혁 대표의 당무 복귀와 사퇴론 일축은 거취 논쟁을 끝낸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로 옮긴 사건에 가깝습니다. 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만으로 지도체제의 정당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며, 사퇴만으로 국민의힘의 전국적 경쟁력이 회복되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의힘 내부 권력 구도의 향방은 누가 대표직을 차지하느냐보다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을 얼마나 정확히 진단하고, 정부·여당을 견제할 정책과 조직을 다시 세울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자료: 국민의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연합뉴스, 동아일보, MBC, 뉴스핌]